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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수매제 변경 농정전환 신호탄

  • 관리자
  • 2004-08-05 11:10:40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 추곡 수매를 둘러싼 제도 개선은 본격적인 농정 전환의 신호탄이다.

정치 논리에 더 이상 밀리다가는 도하개발어젠다(DDA)나 쌀 협상 등에 따른 추 가 농산물 시장

개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게 농정 당국자들의 절박한 판단이 다.



특히 정부가 수확기에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여 쌀값을 안정시키고 춘궁기에 방 출하는 추곡

수매제의 본래 기능이 크게 퇴색된 점도 제도 개선을 서두를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



◆농정 전환 본격화 = 농림부가 마련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48년 정부 수 립 이후 지속돼온

추곡 수매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추곡 수매제는 그동안 우리 농정을

상징하는 핵심 제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년산 쌀부터 적용될 예정인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에도

정부가 공공비축 물량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곡 수매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농민단체의 반발이나 정치적인 부담 등을 고려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곡 수매

실시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서는 당장 내년부터라도 추곡 수매가 없어질

수도 있다. 특히 추곡 수매가를 사실상 국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하는 국회 동의제를 폐지시 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불가피한 선택 = 추곡 수매자금은 직접적으로 자국산 농산물의 가격을 지지해 농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대표적인 감축대상 보조금(AMS)으로 분류된다.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이 보조금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 따라 지난 95년 2조1천825억원에서 올해 1조4천900억원까지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 보조금의 대부분을 추곡수매에 쓰고 있지만 올해 쌀 수매 예정물 량은 516만석으로,

95년 960만석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추곡수매를 통한 가격 지지와 농가소득 지지 효과도 크게 퇴색된 상황이다.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에

쌀을 매입함에 따라 발생하는 직접 소득 보전효과는 투 입 보조금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수매가가 시장 지표가격 역할을 이미 잃었을 뿐 아니라 2000년 이후에는 수매가를 올리면

가용 보조금 한계내에서 수매량이 줄면서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마이너스 효과까지 보였으며

이에 따라 간접소득 지원효과는 극히 미약한 상황이라 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정부 예산이라면 농가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직불제 확대가 바 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으며 농정당국도 추가 개방에 대비해 이런 방향으로 농 정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아울러 쌀의 시장 개방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야 할 필요성도 농정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일본은 지난 95년이후 그동안 수매가를 12.8% 인하했고 대만은 동결했으나

우리는 26.4%나 올라 개방이 이뤄질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중인 쌀 협상에서 주요국들이 소비자용 판매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개정안이

만일에 대비해 원산지 허위표시 업자에 대한 정부관리양곡 매 입자격 박탈 등 조항을 새로 마련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논란 적지않을 듯 = 추곡수매가 결정은 매년 진통을 거듭해왔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높게 인상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작년에는 정부가 지난 48년 수매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수매가를 인하하는 정부 안을 마련했으나

결국 동결됐고 올해도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한차례 보류된 뒤 가까 스로 4% 인하안이 정부안으로

확정됐으나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농민단체의 반발은 물론 농민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인 고려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합리적인 결론 도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개시되는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국회의원들이 `머리'로는 정부의 설명을 이해하더라도 농민들의 `가슴'을 고려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내심으로는 국회 동의제 폐지를 비롯한 개정안에

찬성하 는 의원이더라도 공개적으로 이를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추가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철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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