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서 ‘해법찾기’
불량만두 파동등을 계기로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인증한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일반·수입 농산물에 비해 많이 비싸지만 무엇보다 믿고 먹을 수 있고 몸에
좋다는 점에서 자주 찾게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아직은 ‘걸음마’단계여서 향후 과제도 첩첩산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기’〓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형 할인마트 식품매장 한쪽에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 코너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그만 오이 2개 포장에 2280원, 깻잎 30장이 1320원,
상추 한묶음이 1580원 등으로 가격이 일반 농산물의 배에 가까웠지만 고객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이들중 일부는 포장지에 표시된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와 재배 책임자 등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주부 김미영(33·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씨는 “값은조금 비싸지만 다른 비용을 줄이면 가족들을
위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밥상을 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친환경 농산물 코너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정동교 주임은 “웰빙 바람을 타고 조금씩
늘던 친환경 농산물 판매가 최근 불량 먹을거리 파동을 거치면서 급증세를 보이고있다”며
“친환경 농산물의 하루평균 매출액이 지난달 2190만원에서 6월에는 3372만원으로 54%나 늘었다”고
말했다.
◈생산량도 늘어〓이처럼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는 농가와 생산량도 크게 늘고 있다.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은 36만6107t으로 2002년(20만374t)에 비해 82.7% 증가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는 농가도 지난해말 모두 2만3309가구로 전년말(1만1892가구)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인증 재배면적도 2만4564ha로 전년말(1만1239ha)의 두배를 넘었다.
이같은 친환경 농산물은 수입농산물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농림부 분석결과 유기농 쌀의 경우 생산량 감소로 경영비는 10% 증가했지만
쌀 가격이 일반쌀에 비해 71%가량 높아 전체소득은 3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기농 원예농가도
경영비는 13% 늘었지만 소득은 4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걸음마’단계〓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에서 친환경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대에 그치고있다. 10%대를 넘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농업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급증세인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비해 판매와 유통은 제대로 체계가 잡히지
않아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있다.
유통의 경우 최근 대형 할인마트 등에서 소비가 늘고있지만 물류센터가 없어 도매단계에서
효율적인 유통이 되지않고 있으며 판매단계에서도 농산물의 질과 브랜드가 아직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호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 농산물의 브랜드 파워를
기르기 위해 일정 그룹의 농가구들이 서로 연계해 함께 출하하고 같은 가격을 받는 ‘공동계산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농촌경제연구원